지난 주, 이명순 집사님의 도움으로 교회 앞에 복숭아나무와 매화나무를 심었습니다. 봄이 왔는데도 도통 봄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아, 이른 봄에 꽃이 피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심겨진 나무를 보면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복사꽃이 피었습니다. 교회에 있으면서 매일 물도 주고, 관심을 가지다보니 작은 새 잎이 돋아나는 것, 꽃 송이가 활짝 피어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보잘 것 없어보이는 작은 나무 가지에서 어떻게 잎이 자라고, 꽃이 피어나는지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시간을 들여 관찰하다보면 그 속에 깃든 생명의 신비를 엿보게 됩니다.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누구나 다시보고, 고쳐보고, 자세히 보면 볼 수 있습니다. 숨 죽이며 아무도 몰래 피어나는 꽃이지만 그것을 보아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생명의 기운을 맛볼 수 있을 것이고, 그 생명을 통한 하나님의 기운과 세상의 평화를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에 들지 않고무관심했던 이들도 다시보고고쳐보고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생명의 신비가 보입니다그 생명의 신비가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깨닫는다면이웃과 가족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생각과 태도가 달라집니다어떻게보면 한 없이 연약한 인간별볼일 없어 보일 수 있지만너와 나 사이에 숨죽이며 피어가는 사랑과 평화의 꽃들도 바라볼 수 있습니다그러면 그 사람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그 사람을 향한 신비까지도 엿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모두가 그것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우리가 이 봄의 생기 속에서 하나님의 신비를 바라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02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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