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선정도서가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외출한 김에 책을 받아가자 싶어 잠시 교회에 들렀습니다.
책을 받아들고서는 별 생각없이 목사님께 이 책의 선정 경위를 여쭈어 보았고, 목사님은 여러 도서들을 놓고 고민을 하시다가 최종적으로 2권의 책을 선정하였는데 여러 상황을 놓고 볼 때 지금 우리 성도들에게 이 책이 더 필요하고 도움이 될 거 같아 우선 순위로 채택하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수요 성경공부 시간에 형전도사님이 소개해주신 <오두막>이라는 영화가 이 글을 풀어나가는데 바탕이 되어 있다고 말씀 해주셨습니다.

목사님이 성도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써서 골라주신 책이라는 기대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집에 돌아왔지만 다음 주부터 한 주에 한 챕터씩 다 같이 읽고 묵상한다고 들었기에 오늘은 저자가 누구인지, 어떤 의미로 책을 썼는지 머리말 정도만 읽고 밀어두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머리말만 읽고 덮어두려했던 제 의도와 상관없이 오른쪽에 보이는 첫 장의 제목에 시선이 머물렀고 ‘누구나 아프다’ 라는 제목은 파도처럼 제 마음을 덮쳐 손에서 책을 떼어 놓을 수가 없게 하였습니다. 눈으로 보던 글이 머리로 들어가지 않고 훅하고 마음으로 먼저 들어왔는지 처음부터 눈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나와 주변 사람의 상처와 아픔이 글을 타고 내 마음에 흘러 들어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다들 표현 방식이 다르고, 소화하는 방식이 다르고, 대처 방식이 다를 뿐 누구라 할 것없이 모두가 크고 작은 상처 속에 아픔을 끌어안고 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 아픔만 보고 있던 내 자아의 외로움에 대한 위로였는지. 아니면 한없이 나락으로 빠져들던 자기 연민이 ‘누구나’ 라는 단어에 무장해제 되어 동질감에 흐르는 눈물이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나를 포함해 모두의 상처받은 마음이 동시에 파도가 되어 마음속에 밀려드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이자 목회자이신 김영봉 목사님은 이렇게 우리의 가슴속 심연 저 밑바닥에 고이고이 감춰둔 고통같기도하고 슬픔같기도 한 아픔을 끌어올려 치유와 회복에 이르는 여정을 말씀으로 안내해주시며 우리가 직시해야할 그리고 바로 알아야 할 본질로서의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했고, 타인과 세상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하나하나 풀어주시며 이해하고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오두막> 이라는 소설을 각색한 영화가 좋은 재료가 되어 하나님의 존재와 마음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살면서 경험하는 여러 문제 앞에서 하나님께로 향했던 수많은 질문과 의문들이 말씀 안에서 자유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내가 취해야 할 자세에 이르까지 모든 것이 자상하게 하지만 단호하고 정갈하게 정리된 글 앞에서 저는, 때로는 위로와 위안과 격려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회복과 치유를 향한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신앙 도서들을 읽어봤지만 이렇게 단숨에 마음을 흔들어가며 책을 읽은 적이 없었기에 목사님께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짧게나마 책을 읽은 소감을 문자로 드렸더니 목사님께서 바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다음 주에 책 읽기에 앞서 책에 대한 안내 말씀을 드리려고 글을 작성해 놓으셨는데 저의 이런 생각을 미리 성도들과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글로 써줄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갑작스럽게 리뷰를 쓰는 것도 , 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도 많은 부담이 되었지만 혹여 바쁘다는 이유로 책을 읽지 않으려고 하신분이 계신다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저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느끼실지 잘 모릅니다, 어쩌면 책을 읽고 저의 이런 마음과 생각을 의아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있으실테고, 저 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아 삶의 변화를 맞이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결과가 어떻든 살면서 한번쯤 잠시 멈춰서 나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반백년을 살다보니 가끔은 사는 게 지칠 때가 있고 , 기쁘고 행복하다는 생각보다는 우울하고 슬프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아지기도 합니다.
갱년기를 지나며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깊숙이 들여다 보면 나이가 들수록 나의 아집과 상처가 더 강하게 드러나며 주변과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게 흘러가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년들 뿐만 아니라 이 어렵고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청년들도 어린 나이에 수 많은 관계 속에 받은 성처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인격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것이고 , 믿음 생활을 한다고는 하지만 반의 반도 이해가 안되는 세상의 이치 속에서 수시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할거라는 생각이 들기에 우리 청년들까지 모두가 이 책을 함께 읽고 마음을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의 손길이 우리 일산 제일 교회 성도들 모두에게 치유와 회복의 역사를 일으켜 주시기를 소망하며
마음을 나눌 시간을 주신 목사님과 부족한 글 경청해주신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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