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람 집사

2018년 6월, 우리가 결혼을 함과 동시에 나와 남편의 가장 큰 목표는 임신과 출산이었다. 결혼 전부터 엽산을 챙겨 먹으며 우리는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고, 출산을 하고, 그렇게 부모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1년의 시간이 흐르고 단 한 번도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을 본 적이 없는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에 찾아가게 되었고, 한 번도 상상해 본적이 없었던 난임 부부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1년여 만에 지금 뱃속의 믿음이를 만나게 되었고, 내 배에 수도 없이 찔러댔던 바늘의 빨간 멍자국들이 임신과 동시에 꽃처럼 보였다.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 아닐까.

일산제일교회 공동체 안에서 나의 배우자 기도와, 임신과, 출산이 항상 중보기도 제목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배우자 기도에 대한 응답이 정확하고 넘치도록 이루어 졌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도 차고 넘치도록 완벽하게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한 청년의 2020 송구영신예배 기도제목 첫 번째가 우리 부부의 임신 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공동체의 사랑은 찐이다 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유산 후 몸조리를 하던 시기에도 일산에서 용인까지 기도소리가 들리는 듯 하였다. 교회공동체 분들의 기도가 내내 마음에 울렸다. 모두의 기도로 인해 생긴 아이가 바로 믿음이 이다. 우리 부부는 믿음이를 어떻게 키워야 그 사랑을 잊지 않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어찌보면 우리 부부는 모두 사랑의 결핍이 있는 유년시절을 보낸 것 같다. 나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느라 늘 바빴다. 혹시라도 준비물을 빼먹고 학교에 간 날이면 가져다 줄 사람도, 비가와도 마중 나올 사람도 없어서 스스로 알아서 잘 챙기고 살아야 했던 덕분에,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했다. 그리고 남편은 너무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홀로 아들 둘을 키우는 어머니의 바쁘고 고된 생활로 인해 늘 사랑이 부족했을 것이다. 사랑을 받는 것도, 주는 것도 어색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믿음이를 사랑이 넘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우리교회에서도 간간히 불리어졌던 찬양인 요게벳의노래, 그 찬양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너의 삶의 참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우리 부부가 처음 자녀계획을 세웠던 대로면, 벌써 두 살배기 아이가 우리 품에 있어야 하지만 나는 이제 겨우 만삭의 임산부이다. 우리가 계획한대로 살아갈 수 없음을 절실히 느낀 우리 부부에게, 아이의 삶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우리 아이를 사랑이 넘치는 아이로, 착하고 심성이 고운 아이로 키우고자 하지만, 막상 욕심이 많고 질투가 넘치는 아이로 크게 될 수도 있다. 하나님은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깨닫게 하시고, 쓴뿌리를 뽑아주시고 변화시켜 주셨던 것처럼 우리 아이가 부족한 모습일 지라도, 그것을 깨닫게 하시고 훈련시켜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부모가 되고, 아이가 하나님 바운더리 안에서 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우리 힘으로 아이를 바꾸려고 하면 잔소리가 될 것이고, 하나님 힘으로 아이를 바꾸려고 하면 은혜가 될 것이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보다 더 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방패삼아 멋지게 육아의 세계에 뛰어들어 보겠다. 우리 아이가 얼마나 큰 아이가 될지 하나님만 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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