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대림절기가 시작됩니다. 이제 약 한 달 후면 주님이 오신 성탄일입니다. 연말도 다가오고, 예수께서 태어나신 성탄일도 다가오고, 그래서 주님 오실 그 날을 기다리며 깨어 있으라는 말씀을 듣곤 합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너무 오래 깨어 있습니다. 학생들은 새벽까지 공부하고, 어른들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터로 나가고, 낮 시간에 몰려오는 피곤을 쫓아내며 하루 종일 수고합니다. 너무나 바쁜 일과를 소화해내기 위해 커피나 에너지드링크로 몸의 리듬까지 거스르며, 카페인 과잉의 흥분상태로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쉼이 필요하고, 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말 일과를 멈추고 휴식과 단잠이 주어진다고 모든 것이 좋아질까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갈매기의 꿈’이라는 소설에서 모든 갈매기들은 먹고 살기 위해 하루종일 먹이를 찾아 다닙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꿈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속에서 조나단은 다른 것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그는 더 이상 먹고 사는 일에만 집착하지 않고 더 높이 비상합니다. 더 높은 가치를 향해 날아오른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일과에 묻혀 휴식을 바라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다른 희망이 아닐까요?

대림절과 성탄절은 더 이상 우리에게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 해 동안 기찻길 옆에서 살아온 사람들처럼, 기차의 경적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세상이 울리는 소음에 귀를 기울이느라, 주님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의 소음을 막아줄 귀마개가 아니라,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입니다. 그 소리를 알아차리게 되면, 세상의 성공과 비교할 수 없는 묵직한 희망이 우리를 견인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 다시 찾아온 대림절입니다. 다행인지 이번 대림절에는 코로나가 우리의 육신에 쉼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의도치 않게 세상과 일정 부분 차단됨으로, 주님 오시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희망을 발견할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영이 깨어날 때입니다. 더 높은 세상을 바라보며 비상했던 갈매기 조나단처럼, 우리도 성탄이 열어주는 더 높은 세상으로 비상하기를 기대해봅니다.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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