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 집사

우리 가정은 1993년부터 일산에서 살게 되었다. 건설회사 공무 담당이었던 남편은 일산신도시개발사업에 회사의 발령을 받았고, 허허벌판이었던 황무지에 길이 나고 건물이 올라서고 버스와 전철, 쇼핑센터 등의 도시의 모습을 점점 갖추어 가는 그 모든 과정을, 우리 가정은 같이 보고 겪었지만 여차저차한 이유로 2006년 14년의 일산생활을 정리하고 인천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다시 14년 만에 일산으로 입성하게 되었다. 많이 달라진 일산… 그리고 그리웠던 일산… 익숙한 곳에 이방인이 되어버린 일산… 재입성의 느낌은 이랬다.

나는 인천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의 살아계심과 역사하심을 알게 되었다. 비록 나의 생활과 환경은 곤했지만 나의 맘과 영은 뜨거웠고 충만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역시 고난은 축복의 통로 인가 보다^^. 평신도 선교단체를 통해 선교훈련도, 1•2주 단기선교도, 공부방사역, 찬양, 선교활동, 중고등부 교사, 등등의 활동… 하나님 나라 비전에 나의 꿈을 맞추어 나갈 때 쯤, 5곳(캄,모,타,우,위)의 미전도 선교지와 3곳(온,주,대) 교회에 매달 후원하게 되었다. 작은 헌금과 물질로 시작했던 섬김이, 선교편지와 교회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고, 눈물로 기도하게 만들었고, 더 한 것에 통로가 되게 해 달라 부르짖게도 만들었다. 사실 그것들이 나를 더 살리고, 나를 더 주님 곁에 붙어 있게 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후원 했던 그곳에 방문하여 함께 예배드리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했고, ‘박’사모님께 말씀드리며 나눔을 하였다. 해외 다섯 곳은 어렵지만, 세 곳은 그나마 국내라 방문이 가능했고, 한 주 한 주마다 사모님과 나누며 격려도 받고, 그곳의 소식도 전하며 응원도 받고, 공유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것이 보내는 선교, 가는 선교 인가?…

‘온’은 대안학교로 청소년을 품어주며 섬기는 교회이다. 성도는 목사님 가정과 두 교사. 상가건물 한 층의 반을 여러 개 교실과 보조교실로 나누어 사용 중이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여기에 오게 된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하고, 낙오와 버림이 아닌 내일을 주시려 따뜻한 마음으로 늘 품어주는 학교이다. 건물은 좁고 낡았지만, 초라하고 비좁지만 본인의 모든 월급을 건물 임대료로 충당하시면서도 절대 아이들을 놓지 않으시고 품어주시는 목사님의 사랑에 교사들의 헌신까지 날개가 되어 아이들은 꿈을 위해 내일을 위해 비상할 수 있음을 확신했다.

‘주’는 목사님 가정 포함 3가정으로 된 교회이다. 정규학교 과정이 아닌 홈스쿨링으로 검정고시까지 치르고 당당히 이번 년도에 대학에 진학한 청년, 잠시 꿈을 접고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는 청년, 진학이 아닌 사회인으로 진출한 청년… 모두들 10여년 전 초등학교, 그 옛부터 봐 왔던 터라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 대견 그 자체였다. 이들은 또 찬양팀을 구성, 각자의 악기들로 예배를 섬겼다. 너무 아름답고 감사했다. 난 이들에게서 교회의 미래를 보았고 교회의 희망을 보았고 교회의 생명력을 보았다. 주님의 교회는 역시 강하고 생명력이 있다!!

‘대’는 시골에 있는 작은 교회이다. 노인 여섯 분과 목사님 가정이 전 교회를 이루고 있다. 비록 가는 도중 차 고장으로 방문하지 못하고 되돌아와야만 했지만, 사정을 듣는 사모님의 전화 목소리에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져 맘이 많이 무거웠다. 재차 무사히 올라갔는지 확인하는 목사님 사모님의 전화에서 난 너무 죄송했다.

이것이 나의 지난 3주간의 주일 행보이고 지난 신앙생활의 짧은 스토리다. 14년 전 일산을 떠났을 땐 빈털터리였지만, 다시 돌아온 지금은 많은 축복을 받고, 삶의 부자가 되어 있었다. 아주 귀한 구원도 영생도 받았고 삶의 가치와 목적도 바뀌었고 방향도 바뀌었다. 이 모든 게 주님의 은혜이고 또 소속된 공동체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 기간 가운데 나의 신앙의 처음을 돌아보게 하시고 신앙의 흔적과 자취들을 기억나게 하시고, 나의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하게 하시는 놀라운 주님의 은혜도 보너스로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우리를 붙잡고 계시며 오래 참으시고 함께 가자 하시는 주님! 이제 담대함으로 주님만을 의지하며 남은 여정의 행보를 떼오니 주님!! 주 오시는 그날까지 주님 인도하여 주옵소서. 동행하여 주옵소서. 나의 힘이 되시고 나의 피난처 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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