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집사
2020년이 되면서 우리 가족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두 살림을 하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 때 기계체조를 하다가 부상으로 인해 그만 두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독한 약을 장기간 먹었기에 결혼을 하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자신이 없었다. 남편과는 결혼을 전제로 맞선을 봤기 때문에 선 본 첫날 아이를 낳을 수 없을 수도 있고 입양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는데 괜찮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남자 없겠다 싶어 결혼을 하게 됐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얼마 안 되서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불안정한 수정으로 아이가 자라지 않고, 자궁에 평활 근종만 너무 빠른 속도로 커져서 아이를 잃게 되었다. 근종이 너무 커서 전에 없던 사례라 수술이 힘들었지만 무사히 잘 마쳤다. 그런데 문제는 배를 너무 많이 갈라서 힘을 주고 앉기에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임신을 못할 수도 있고, 다시 임신을 해도 건강한 아이로 키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거였다.
그런데 그 후 2년 만에 승리가 태어났고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 그런 딸이 이국땅으로 공부를 위해 떠난 것이다. 다행히 함께 가서 한달 간 같이 생활 했기에 안전할 거라는 믿음이 있고, 거의 매일 톡으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10번의 면접을 통해 집 가까이 있는 곳에서 하게 되었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사업에 지원했는데 채용 되어서 학업과 병행하면서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당차게 살고 있는 딸이 고맙다.
문제는 한국에 살고 있는 부부다. 이 남편이 매일 매일 칼 퇴근으로 밥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밤마다 소박한 저녁을 먹고 딸이 전해주는 소식을 기다리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매일 아침마다 눈뜨면 보고 싶고 허전하지만 주님이 함께 하시기에 평안한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