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설교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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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윤영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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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 37:15-23, 마 5:21-24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겔 37.15-23, 마 5.21-24)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20190825)

 

 

  1. 하나가 될 것이다

 

           솔로몬 왕이 죽은 후에 이스라엘 민족은 남과 북으로 나뉘어졌습니다.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나뉘었습니다. 그 후 북쪽 이스라엘은, 주전 723년 앗시리아에 의해서 멸망 당했고, 그로부터 135년이 지난 후 남쪽 유다도 바벨론 왕국에 의해서 멸망했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조국 유다가 멸망해가는 시점에 살았던 에스겔 선지자는 자기 눈앞에서 조국이 멸망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렇게 포로로 끌려간 그는 그곳에서 자기 민족이 망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러자 에스겔은 포로로 끌려간 땅에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우리 민족이 다시 회복될 수 있겠습니까? 이 민족이 남북 분단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하나님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마침내 응답하셨습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너 사람아, 너는 막대기 하나를 가져다가, 그 위에 ‘유다 및 그와 연합한 이스라엘 자손’이라고 써라. 막대기를 또 하나 가져다가 그 위에 ‘에브라임의 막대기 곧 요셉 및 그와 연합한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고 써라. 그리고 두 막대기가 하나가 되게, 그 막대기를 서로 연결시켜라. 그것들이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겔37:15-17)

 

           두 막대기를 가져다가 한 막대기는 북쪽 이스라엘 왕국을 상징하게 하고, 또 하나의 막대기는 남쪽 유다 왕국을 상징하게 하고, 그 두 막대기를 붙이라 명령하시고, “그것들이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첫번째 응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뜻인지 이스라엘이 못 알아듣거든 다시 이렇게 전하라고 하십니다. “너는 그들에게 말해 주어라.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내가 에브라임의 손 안에 있는 요셉과 그와 연합한 이스라엘 지파의 막대기를 가져다 놓고, 그 위에 유다의 막대기를 연결시켜서, 그 둘을 한 막대기로 만들겠다. 그들이 내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하셨다고 하여라.”(겔37:19) 이것이 두 번째 응답이었습니다. (에브라임은 지파 중 하나였는데, 북 이스라엘 10개 지파의 대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에브라임은 북 이스라엘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네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이고, 다른 하나는 “내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입니다. 남북으로 분열된 이스라엘이 에스겔의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라는 약속이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라고 하는 약속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하나님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 됨을 원하셨던 하나님이 동일하게, “네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 그리고 “내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는 약속의 말씀을 우리 민족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역사의 하나님은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 민족을 하나 되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하나됨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 있어서 우리의 역할을 무엇일까요? 우리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1. 통일을 위한 준비, 샬롬

 

           우리는 무엇보다 평화를 이루는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사실 성경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우선 가치를 통일이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민족의 통일’보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선순위이며, 이것이 먼저 실현될 때 그밖의 모든 것, 다시 말해, 우리의 사회, 정치,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한 평화와 통일까지도 더해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 삶 속에서 먼저 이루어질 때 통일은 우리에게 선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 안에 이루어질 하나님의 통치는 무엇입니까? 성경에서 하나님의 통치는 언제나 ‘샬롬’으로 나타납니다. 샬롬! 평화입니다. 이 평화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함으로 오는 ‘팍스 로마나’ 같은 ‘힘의 평화’가 아닌, 예수의 평화입니다.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사랑과 정의로 이루어지는 평화입니다.

 

           통일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땅에 먼저 하나님의 평화가 임해야, 우리에게 오는 통일은 하나님의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남과 북 사이에 사람의 생명이 존중받고, 정의가 강같이 흐르고, 평화가 바다같이 넘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예멘처럼 통일 후에 또 다른 내전을 불러일으키거나, 남북의 지역 갈등을 증폭하는 분열적 통일이 됩니다. 그렇게 이루어지는 통일은 결코 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독일처럼, 동독과 서독 주님 사이에 깊은 사회적, 심리적 불평등 현상을 오랫동안 불러일으킨 흡수통일도 결코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올 통일은 어떤 방법으로,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는 없지만, 그보다 앞서 샬롬의 평화가 먼저 이루어진다면, 방법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했을 때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땠습니까? 지금이야 광복절이 우리 민족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날이 되었지만, 당시의 사회 현실은 말할 수 없이 혼란스러웠습니다. 한반도에 대한 서구 열강들의 탐욕으로 인해 남과 북이 하나 되지 못하고 나뉘게 되고, 남한 내에서도 이념과의 갈등으로 인해서 서로를 적대시하며 살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자유와 평등을 보듬어 안아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지 못하고,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고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했습니까? 제주 4.3사건과 같은 역사가 바로 이것을 증명해주는 암울한 역사 아닙니까? 왜 그랬을까요? 해방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주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친일을 청산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민족의 어른이신 함석헌 선생님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라는 책을 통해서, 해방 후의 우리 민족의 형편을 보면서 탄식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 해방은 솔직히 말하면 갑자기 주어진 선물과 같은 것이었다.” 우리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일본이 망해서 주어진 것이라는 말입니다. 해방 후 우리 민족이 겪은 최대의 문제는,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정신의 빈곤, 사상의 빈곤이었습니다. 해방된 나라를 어디로 이끌고 갈지에 대한 대안과 비전이 없었습니다. 만약 이승만이 아니라 여운형과 김구와 같은 분들이 1대 대통령이 되었다면 또 달라졌겠지요.

 

           결국 우리 민족은 이데올로기와 권력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갈등과 싸움을 벌이다가 6.25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해방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통일을 바라지만, 통일이 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통일을 감당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2017년 한 통계에 의하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비율이 50%밖에 안 되었다고 합니다. 약 31%는 통일을 반대하고, 19%는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태로 통일이 되면 또 얼마나 깊은 이념적 갈등을 겪게 되겠습니까? 통일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어떻게요?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서, 하나님의 샬롬, 하나님의 평화를 구하고, 먼저 평화를 이루어야만 그 열매로서 진정한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1.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런데 에스겔에게 하나님은 17절에서, “두 막대기가 하나가 되게, 그 막대기를 서로 연결시켜라. 그것들이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고, 19절에서는, “내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됨, 통일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손길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지만, 그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주신 평화의 소명이었습니다. 갈라진 두 민족이 하나 되게 하는 평화사역의 책임이 그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오늘 분단현실에서 우리의 책임은 무엇입니까? 오늘 두 번째 본문인 마태복음 5장 23-24절 말씀을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누군가 하겠지. 언젠가 되겠지 라는 책임의식이 결여된 막연한 생각으로 넘기지 말고, 먼저 가서 화목을 이루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미움과 갈등을 품고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바울 사도는 에베소서 2장 14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유대인과 이방인의 담을 허신 예수님, 죄인과 하나님 사이의 벽을 허무시고 하나 되게 하신 예수께서 가신 길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닐까요?

 

 

  1.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

 

           우리는 여기에서 독일 통일을 위해서 독일교회가 했던 역할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기장 선배 목사님 중에 권오성 목사님이 계신데, 이분이 1988년부터 1994년까지 독일에서 선교 동역자로 일하면서 독일 통일의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시고, 통일 이후에는 동독을 방문해서 독일 통일에 관련된 내용을 연구하고 수집하여 <독일 통일, 교회가 열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통일을 위해서 동독의 교회들은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매주 월요기도회를 열면서 통일을 위해 기도했고, 서독교회들은 통일을 위해 꾸준히 선교헌금을 해서 동독을 도왔습니다. 특별히 독일교회는 인권운동을 벌이면서 옥수수나 석탄 등을 지원하고, 돈을 지원하여 3만 명이 넘는 정치범들을 석방하는데 힘을 썼을 뿐만 아니라, 25만명이나 되는 이산가족을 상봉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일을 사는데 들어간 돈이 무려 3조 5천억원이었습니다. 사실 이 돈은 일부 교회의 모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정부의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서독 정부가 동독 정부에게 직접 돈을 지원하면 정치적 이슈가 되니까, 그 역할을 교회가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독일교회는 일체 홍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독교 같으면, 이렇게 좋은 일 한다고,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교회마다 홍보 하고, 기자 불러서 기사도 내고 그랬겠지요. 그런데 독일교회는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그것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통일을 위한 중요한 가교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도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과 지원이 있어야 할텐데, 교회를 세우고 교세를 확장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염려스럽습니다. 그나마 그렇게 교회라도 세우면 다행이겠지만, 통일에 대한 관심조차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독일교회의 모델을 지금 남북한의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독일 교회의 사례를 통해, 교회가, 우리민족 통일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관심을 가지게 하고, 고민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오늘 오후에 임진각을 탐방하는 것은,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기도하지 못했던 우리의 신앙을 반성하고,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보여주신 희망을, 우리 가슴에도 피워내고자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나눠드린 ‘평화의 띠’에 적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소원이 쌓이고 쌓이면 임진각을 지나서, 철책 넘어 이북땅에도 우리의 발길이 닫는 날이 언젠가 오게 될 것입니다. 내 손에서, 하나님 손에서 하나가 될 것입니다.

 

           제가 종종 말씀드리는 우리 기장의 어른이시자, 통일 운동에 앞장서셨던 문익환 목사님께서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를 쓰셨습니다. 잠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난 올해 안으로 평양으로 갈 거야

기어코 가고 말 거야, 이건

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

이건 진담이라고

...

아 그 한마음으로

칠천만 한겨례라는 걸 확인할 참이라고

오가는 눈길에서 화끈하는 숨결에서 말이야

아마도 서로 부둥켜안고 평양 거리를 뒹굴겠지

사십사 년이나 억울하게도 서로 눈을 흘기며

부끄럽게도 부끄럽게도 서로 찔러 죽이면서

괴뢰니 주구니 하며 원수가 되어 대립하던

사상이니 이념이니 제도니 하던 신주단지들을 부수어버리면서 말이야

...

난 지금 역사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역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산다는 것 말이야

된다는 일 하라는 일을 순순히 하고는

충성을 맹세하고 목을 내대고 수행하고는

훈장이나 타는 일인 줄 아는가

그게 아니라구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뒤바꾸는 일이라구

하늘을 땅으로 땅을 하늘로 뒤엎는 일이라구

맨발로 바위를 걷어차 무너뜨리고

그 속에 묻히는 일이라고

...

벽을 문이라고 지르고 나가야 하는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온 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역에 가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라고 ...

 

           문익환 목사님은, 20세기 참 선지자이셨습니다. 에스겔이 받았던 꿈을 이어받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은 분이셨습니다.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기차를 타고 평양에 가는 것으로 이루고자 하셨습니다. 그것은 꿈이 아니라고, 잠꼬대가 아니라고 말씀하시고는 중국을 통해 기어이 북으로 건너가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돌아오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꿈은 반만 이루어졌습니다. 서울역에서 평양까지 기차를 타고 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잠꼬대는 우리들에게서 역사적 사건이 되어야 합니다.

 

           이 땅에 발발했던 골육상잔의 비극적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그 피의 전쟁이 이 땅에서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다시 함께 살아가는 평화로운 한반도로 가꾸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 땅에 하나님의 통치로서의 평화, 샬롬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 손으로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를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평화의 중재자가 되어야 합니다. 언젠가 하나님의 손에서 온전이 이루어질 통일의 그날을 위해 오늘도 우리의 손으로 평화를 이루기 위해 헌신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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